맥 미니 M4를 사용하며

macOS와의 첫 만남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부모님을 졸라 i5가 탑재된 맥북 에어를 구매했었는데 배송이 오던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상자를 개봉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구매했던 맥북은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잘 사용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능이 점차 느려졌던 탓에 Dell XPS 15로 갈아탔었다. 그 뒤 다양한 리눅스 및 윈도우 기반 컴퓨터를 사용하는 동안 macOS에 대한 내 관심은 옅어졌다.

그랬던 내가 애플의 컴퓨터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25년 6월의 이직이었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업무용 컴퓨터로 맥북 에어 M2를 제공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던 macOS보다 사용자 경험이 훨씬 깔끔했었다.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겠지만, 아마도 애플 실리콘 기반의 새 CPU가 컴퓨터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을 것이다. 2025년 6월 기준 M2는 발매된지 3년 가량 된 구형 CPU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업무를 말 그대로 빠릿빠릿하게 처리해줬다.

내 업무가 영상 편집처럼 많은 자원을 요구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의 웹 브라우저 탭, Zoom, 그리고 Cursor 등을 동시에 띄우는 등 메모리 차원에서 부담스러운 일인데, 이 모든 업무를 정말 조금의 렉도 없이 척척 처리해주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도 애플 실리콘 CPU를 쓰는 컴퓨터를 구매하기로 결심하였다. 다시금 macOS를 사용할 시간이 된 것이다.

맥북은 이미 회사에서 준 것이 있으니 집에서는 데스크탑 맥을 구매하기로 했다. 내가 구매할만한 컴퓨터는 iMac 또는 Mac Mini 모델이었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로 Mac mini를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Mac mini M4

이러한 이유로 최종적으로 mac mini M4를 구매했는데, 정말 대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회사에서도 회의를 갈 때를 제외하면 맥북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M4의 성능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놀랐던 점은 가상화 환경(VM) 안에서도 매우 빠릿빠릿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컴퓨터 관리 유틸리티를 설치해야 하는데, 내 개인용 PC에 이를 설치하는 것은 부담스러웠기에, UTM을 통해 가상의 macOS 환경을 구성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여기에 Slack, Cursor, LibreOffice, Google Chrome 등 메모리를 많이 먹을만한 앱들을 설치하여 구동하는데, 딱 12GB의 RAM만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호스트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처럼 빠릿빠릿한 사용자 경험을 즐기고 있다. 이것이 바로 M4의 성능인가?

집에서 사용할 때 이 컴퓨터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장점은 정말 조용하다는 것이다. 팬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은 몰랐다. 나는 게이밍 컴퓨터를 주로 사용했기에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들리는 전투기 이륙 소리에 익숙했는데, mac Mini M4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집에서 컴퓨터로 업무 볼 때 집중하는데 의외로 큰 도움을 준다. 앞으로 컴퓨터를 살 때에는 팬리스 설계의 제품 위주로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이제 이 컴퓨터로 게임만 돌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인데, 아쉽게도 이는 조금 오래 걸릴 것 같다. macOS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돌아가는 그 날까지 애플이 게임 지원을 다듬어 주기를 바란다.